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산전 우울증

by 릭모티 2023. 5. 4.

몸은 무거운데 입덧땜에 살이랑 근육 다 빠져서
스켈레톤 상태라 삼천보도 못 걷고
간신히 기어나와도 즐길 여유 없이 오분 걷다 서고
앉았다가고 귀는 멍멍해서 입으로 숨쉬고
개새끼마냥 헥헥대구..
내가 이렇게 나약해지다니.
전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상태에 매일 충격받는 중
임산부는 진짜 약자구나. 만삭은 정말 힘들구나.

출산하고 나면 체력이 바로 돌아올까?
건강이 최고라는 말을 뼈저리게 실감한다.
건강하지 못하니 만사에 자신이 없고 부담된다.
먹는 것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맥주 마시고 싶다. 취해서 잠들고 싶다.
만약 카페인도 전혀 못먹었더라면 절대 못 버텼을듯
10개월의 여정이 끝나가지만 인내심이 바닥났다.
괴롭다. 소화안되고 위산때문에 속이랑 목까지
뜨겁고 허리아파서 잠도 안온다..
물 한컵 마시면 화장실을 몇번이고 가야한다.
막상가면 몇방울 나오고 끝이다.
피곤한데 예민해져서 잠도 안온다..
애는 자꾸 방광을 찬다..
아기는 빨리 보고 싶지만
두려운건 이 체력이, 그리고 우울한 기분이
평생 갈거같아서 무섭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