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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육아

제왕절개 출산 후기(1일차)

by 릭모티 2023. 5. 31.

아침 9시 수술이라 2시간 전인 7시에 내원했다.
분만실 도착해서 수술복으로 갈아입자마자
침대에 뉘어져 제모받고 링겔 달고 항생제 테스트까지
무슨 공장온 것 처럼 체계적으로 순식간에 준비가
끝났다.

항생제 테스트

겁먹었던 항생제 테스트는 할만했다.
이어지는 태동검사.
아침이라 태동이 약해서 좀 걱정됐지만
배 건드리니 잘 움직임. 다행이었다.

어쨌든 태동검사까지 끝내구 9시 이전에
수술실로 바로 들어갔다.
수술실 특유의 차갑고 서늘한 분위기에 긴장했는데
간호사선생님들도 많고 뭔가 전체적으로
복작복작한 느낌에 정신없어서 두려움이 조금 가심.

노래 틀어달라니까 알잘딱깔센으로
걸그룹 최신곡 틀어주셔서 긴장 풀림

곧 마취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시키는 대로 새우등하고 있으니
척추에 살짝 따끔한 느낌과 함께 하반신 마취가
시작되었다.
약이 다 들어오자 하반신이 뜨겁고&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생소한 감각이라 겁이 났고
호흡이 불안정해졌다.

깊게  호흡을 여러번 하니 곧 안정되었고
이상하게 잠이 왔다. 수면마취도 아닌데.
이러다가 애기 얼굴도 못보고 잠들까봐 겁이 났다.
마취선생님이 말 계속 걸어주셔서 정신 붙잡을 수 있었다.
(이때 소변줄도 달았다. 마취 후라 안아픔)

마취 확인 후 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개복하는 느낌이 나서 무서웠다.
아이브 키치 따라부르면서 진정하려 애썼다.
간호사선생님이 손잡아줘서 고마웠다.

하반신 거칠게 흔들려지다가 잠시 후
애기 울음소리가 났다.
쉬지도 않고 씩씩하게 잘 울어서 안심했다.
자꾸 눈물이 났다...
애기 닦아서 보여주셨는데 너무 작고
입술 빨갛고 귀여워서 놀랐다.
그냥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팅팅 불은 개구리같은
모습이지만 내새끼라고 겁나 이뻐보였다.



잠시 후 후처리를 위해 수면 마취에 들어갔다.

일어나보니 남편이 옆에 있었다.
애기 봤냐고 물으니 영상보여줬다..
팅팅 부어있었지만 귀엽다. 흑흑.
마취때문인가 오한이 느껴졌다. 덜덜 떨었다.
곧바로 입원실로 옮겨졌다.
마취가 풀려감에 따라 통증이 심해졌다.
심한 생리통 정도?
그마저도 저녁쯤 되니 호전되었고
남편이랑 아기 영상 계속 돌려봤다.
페인버스터랑 무통주사의 힘..!!
진짜 두개 다 무조건 해야된다.

페인버스터. 비급여라 비싸다 16만원이었던가?
무통주사 버튼! 무통주사는 보험적용되서 저렴함


저녁 6시쯤부터는 물이 허락됐다.
누운상태에서 빨대로 조금씩 마셨다.
진짜 구부러지는 빨대 필수다.
배는 다행히 안고팠다.
허나 입이 텁텁해서 상큼한게 땡기긴 했다.

애기 영상 돌려보고 유툽보고 시간 때우다가
잘때되서 눈감았는데 엄~~~청 피곤한데
잠이 안온다.
다시 폰보면 눈이 감기고 막상 잠을 청하면
잠에 못 들고..
수액 소변줄 페인버스터 등등 주렁주렁 달고있어
불편하고 게다가 통증까지 더하니
푹 잘수 없는 건 당연할지도..
계속 잠을 설치다가 밤을 샜다ㅜ.ㅜ

그래도 수술은 할만했다.
개복수술이 처음이라 무서웠는데
진통제 힘도 빌리고 애기랑 벅차는 첫만남도 가져서
고통과 두려움이 중화된듯.

1일차 후기는 여기까지!
내일은 드디어 직접 아기를 볼 수 있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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