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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닌 거/해외

인도네시아 토바 호수(Lake Toba) 여행기 1편 : 메단에서의 첫날

by 릭모티 2021. 7. 21.

2017년도에 다녀온 인도네시아 토바 호수 여행기.
라오스에 배낭여행 갔다가 우연히 한국인 가이드의 토바 호수 찬양을 듣게 되었고
유난히 마음이 싱숭생숭 갈팡질팡하던 질풍노도의 시기에 휴양 겸 다녀왔다. 사진 보면서 기억에 의존해 쓰는 여행기니 유용한 정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냥 코시국에 어디 못 가는 마음 달래기 용도로 가볍게 감상하시길..

가장 설레는 시간. 비행기 기다리는 시간. 무슨 항공을 이용했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경유하는 경유편을 탔던 것 같다.

공항에서 우육탕면을 시켜먹었는데 이 특유의 이국적인 향이 너무 좋았다. 묘하게 매력 있는 맛이었다.


공항 내 패밀리 마트에 구미가 당기는 먹거리들이 꽤 있어서 찍어봤음. 특히 디저트 종류가 맛있어 보였음.
하지만 이때도 가난했던 나는 앞만 서성이다가 결국엔 포기했고., 그돈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망고나 많이 먹어야겠다 생각했음. 그리곤 진짜 망고 많이 먹었음.

지루한 경유 시간+비행 시간을 버텨내고 도착한 쿠알라나무 공항.

인도네시아 하면 또 커피니까 내리자마자 갈증 해소를 위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사마신 커피.

향이 엄청나게 강했다. 이제까지 먹은 커피는 그냥 커피고.. 이건 티오피였다. 이런 드립 너무 촌스럽고 오래되었지만 딱 적당한 표현이다. 부담스러울 만큼 향이 강했다. 이 뒤로도 종종 인도네시아에서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막바지에는 거의 안 마셨다. 향이 강해서 질렸기 때문.

공항 내에 위치한 허름한 식당에서 치킨 미고랭을 시켰다. 기름에 절여진 미지근한 치킨과 미고랭이 나왔다.
미고랭은 맛있었는데 저 치킨이 아주 기름져서 씹을 때마다 기름이 쭉쭉 나왔다..

기름진 음식 먹다 체할까봐 배려하는 마음에서 고무줄도 같이 준 듯? 한마디 할 기운도 없이 지쳐서 골라내고 먹어 치웠다.

이후에 간 식당들은 다 너무 맛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순위 상위에 랭크된 인도네시아 국민 음식 나시고랭, 미고랭은 인도네시아 어느 식당을 가도 팔고 심지어는 길거리에서도 판다. 토바 호수에선 슈퍼에서도 팔았다. 과자 사러 갔다가 한 접시씩 사 먹고 그랬다.
참고로 나시고랭: 볶음밥 / 미고랭: 볶음 국수

첫번째 목적지는 스위스 벨 인 메단. 숙소로 가야 한당.


구글에 검색하니 이런 고급 호텔이 뜨던데 아마 스노우로 찍은 것 같다. 그 동네에 있는 건물 중 발군이긴 했지만 저 정도로 좋진 않았다^^;

공항철 타고 메단 시내 가기

생각보다 좋고 깔끔했던 기차

메단 시내 도착했는데 비가 내려 엉망이었다. 도로, 인도 상황도 안 좋아서 가는 곳마다 물웅덩이길래 그냥 신발 벗고 걸었다. 신발 젖으면 기분 찝찝하니까. 길가다 신발가게에서 대충 슬리퍼인가 샌들 사서 신었다.

길치라서 한 참 헤매다가 늦은 저녁에서야 도착한 스위스 벨 호텔. 호텔스 컴바인으로 예약하고 결제도 했는데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한참 동안 로비에서 대기하다가 겨우 들어갔다. 로비에 맹물이랑 풀 넣은 물 있길래(아마 민트겠지)
풀 물 계속 마셨다. 높은 습도에 진이 다 빠졌다.


1박에 4만 원 안됐던 걸로 기억하는데 방은 괜찮았다. 습도가 너무 높아서 침구가 습기 머금은 듯 축축한 느낌이라 아쉬웠지만 에어컨 켜고 좀 있으니 이마저도 해결되었다. 잠시 쉬다가 근처에 시장 있길래 날름 나갔음.

이 글을 보는 여자분들, 특히 혼자라면 절대 늦은 밤 밖에 돌아다니면 안 됩니다. 타지에서 그러면 위험해요.
이 당시만 하더라도 나는 목숨 거의 내놓고 다닌 수준이었기 때문에 그냥 나갔다. 자신을 과신하는 타입ㅋㅋ 이젠 겁이 많아져서 밤에 잘 안나감.
한 오분인가 십분 쯤 걸으니까 야시장처럼 음식 파는 노점이 많았다. 먹성은 좋고 고수 제외 아무거나 다 잘 먹지만 인도에서 길거리 음식 먹다가 진짜로 죽을 뻔한 적이 있어 겁났다. 그래서 제일 무난해 보이는 애로 골랐다.

빈 땅 큰병과(700ml) 양념돼지고기꼬치 2개.

커다란 이파리에 싸줘서 더 맛깔나 보임. 그리고 맛있었음. 달달한 간장소스가 발려 있었다.

인도네시아 여행하면서 빈땅 50리터는 마신 듯


다음 날.

조식이 포함되어 있어 일찍 일어나 조식 먹으러 왔다.
고기 국물이랑 볶음밥, 짜장야채볶음.
한국에서 먹던 짜장맛과 비슷했다.
인도네시아에 화교가 많나? 전날 들른 야시장에서도 중국음식을 꽤 보았다.

한국인답게 조식도 푸짐하게 먹었다. 사진은 다 안 찍었지만 한 다섯 접시 먹었음 본격적인 첫날이니까 당연.

퍼온 사진. 뷔페는 작고 아담했지만 소세지, 빵, 죽, 볶음밥 등 있을 건 다 있었다


첫날은 이렇게 끝. 사실 사진도 많이 없고 가서 한 게 없어서 3편 안에 끝날 듯. 여행기간은 2주인데
망고랑 망고스틴 나시고랭 미고랭 번갈아가며 먹고 낮에 동네 구경하거나 테라스 앉아서 빈 땅 마시며
호수 보는 게 2주간의 일과 전부였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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