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에 다녀온 인도네시아 토바 호수 여행기.
라오스에 배낭여행 갔다가 우연히 한국인 가이드의 토바 호수 찬양을 듣게 되었고
유난히 마음이 싱숭생숭 갈팡질팡하던 질풍노도의 시기에 휴양 겸 다녀왔다. 사진 보면서 기억에 의존해 쓰는 여행기니 유용한 정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냥 코시국에 어디 못 가는 마음 달래기 용도로 가볍게 감상하시길..
가장 설레는 시간. 비행기 기다리는 시간. 무슨 항공을 이용했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경유하는 경유편을 탔던 것 같다.
공항에서 우육탕면을 시켜먹었는데 이 특유의 이국적인 향이 너무 좋았다. 묘하게 매력 있는 맛이었다.
공항 내 패밀리 마트에 구미가 당기는 먹거리들이 꽤 있어서 찍어봤음. 특히 디저트 종류가 맛있어 보였음.
하지만 이때도 가난했던 나는 앞만 서성이다가 결국엔 포기했고., 그돈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망고나 많이 먹어야겠다 생각했음. 그리곤 진짜 망고 많이 먹었음.
지루한 경유 시간+비행 시간을 버텨내고 도착한 쿠알라나무 공항.
인도네시아 하면 또 커피니까 내리자마자 갈증 해소를 위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사마신 커피.
향이 엄청나게 강했다. 이제까지 먹은 커피는 그냥 커피고.. 이건 티오피였다. 이런 드립 너무 촌스럽고 오래되었지만 딱 적당한 표현이다. 부담스러울 만큼 향이 강했다. 이 뒤로도 종종 인도네시아에서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막바지에는 거의 안 마셨다. 향이 강해서 질렸기 때문.
공항 내에 위치한 허름한 식당에서 치킨 미고랭을 시켰다. 기름에 절여진 미지근한 치킨과 미고랭이 나왔다.
미고랭은 맛있었는데 저 치킨이 아주 기름져서 씹을 때마다 기름이 쭉쭉 나왔다..
기름진 음식 먹다 체할까봐 배려하는 마음에서 고무줄도 같이 준 듯? 한마디 할 기운도 없이 지쳐서 골라내고 먹어 치웠다.
이후에 간 식당들은 다 너무 맛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순위 상위에 랭크된 인도네시아 국민 음식 나시고랭, 미고랭은 인도네시아 어느 식당을 가도 팔고 심지어는 길거리에서도 판다. 토바 호수에선 슈퍼에서도 팔았다. 과자 사러 갔다가 한 접시씩 사 먹고 그랬다.
참고로 나시고랭: 볶음밥 / 미고랭: 볶음 국수
첫번째 목적지는 스위스 벨 인 메단. 숙소로 가야 한당.
구글에 검색하니 이런 고급 호텔이 뜨던데 아마 스노우로 찍은 것 같다. 그 동네에 있는 건물 중 발군이긴 했지만 저 정도로 좋진 않았다^^;
공항철 타고 메단 시내 가기
생각보다 좋고 깔끔했던 기차
메단 시내 도착했는데 비가 내려 엉망이었다. 도로, 인도 상황도 안 좋아서 가는 곳마다 물웅덩이길래 그냥 신발 벗고 걸었다. 신발 젖으면 기분 찝찝하니까. 길가다 신발가게에서 대충 슬리퍼인가 샌들 사서 신었다.
길치라서 한 참 헤매다가 늦은 저녁에서야 도착한 스위스 벨 호텔. 호텔스 컴바인으로 예약하고 결제도 했는데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한참 동안 로비에서 대기하다가 겨우 들어갔다. 로비에 맹물이랑 풀 넣은 물 있길래(아마 민트겠지)
풀 물 계속 마셨다. 높은 습도에 진이 다 빠졌다.
1박에 4만 원 안됐던 걸로 기억하는데 방은 괜찮았다. 습도가 너무 높아서 침구가 습기 머금은 듯 축축한 느낌이라 아쉬웠지만 에어컨 켜고 좀 있으니 이마저도 해결되었다. 잠시 쉬다가 근처에 시장 있길래 날름 나갔음.
이 글을 보는 여자분들, 특히 혼자라면 절대 늦은 밤 밖에 돌아다니면 안 됩니다. 타지에서 그러면 위험해요.
이 당시만 하더라도 나는 목숨 거의 내놓고 다닌 수준이었기 때문에 그냥 나갔다. 자신을 과신하는 타입ㅋㅋ 이젠 겁이 많아져서 밤에 잘 안나감.
한 오분인가 십분 쯤 걸으니까 야시장처럼 음식 파는 노점이 많았다. 먹성은 좋고 고수 제외 아무거나 다 잘 먹지만 인도에서 길거리 음식 먹다가 진짜로 죽을 뻔한 적이 있어 겁났다. 그래서 제일 무난해 보이는 애로 골랐다.
빈 땅 큰병과(700ml) 양념돼지고기꼬치 2개.
커다란 이파리에 싸줘서 더 맛깔나 보임. 그리고 맛있었음. 달달한 간장소스가 발려 있었다.
인도네시아 여행하면서 빈땅 50리터는 마신 듯
다음 날.
조식이 포함되어 있어 일찍 일어나 조식 먹으러 왔다.
고기 국물이랑 볶음밥, 짜장야채볶음.
한국에서 먹던 짜장맛과 비슷했다.
인도네시아에 화교가 많나? 전날 들른 야시장에서도 중국음식을 꽤 보았다.
한국인답게 조식도 푸짐하게 먹었다. 사진은 다 안 찍었지만 한 다섯 접시 먹었음 본격적인 첫날이니까 당연.
첫날은 이렇게 끝. 사실 사진도 많이 없고 가서 한 게 없어서 3편 안에 끝날 듯. 여행기간은 2주인데
망고랑 망고스틴 나시고랭 미고랭 번갈아가며 먹고 낮에 동네 구경하거나 테라스 앉아서 빈 땅 마시며
호수 보는 게 2주간의 일과 전부였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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